2012년 11월 21일 수요일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캔맥주와 병맥주

옛날에는 근처 주류 소매점에서 병맥주를 상자째 배달해주었지만,
최근에는 주로 대형마트에서 한꺼번에 싸게 캔맥주를 구입한다.
캔 쪽이 가벼워 운반이 편리하고 일일이 빈병을 처분하는 수고도 덜어준다.

그래도 세상의 모든 신 앞에 정정당당하게 맹세하는데,
맥주는 캔으로 마시는 것보다 병으로 마시는 편이 훨씬 맛있다.
그 증거로 만약 초밥집에서 캔맥주가 나온다면
대부분의 손님은 "장난해?"하고 투덜거릴 것이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면 다들 (아마도) 불평하나 없이 캔맥주를 마신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기만적인 삶의 방식 아닌가... 하고 잘난 척 말하는 나도
집에서는 톡 하는 한심한 소리를 내며 꼭지를 따 캔맥주를 마신다.
현실적 간편하메 그만 무릎을 꿇고 만다.
미안합니다.

그러나 납작하게 짜부러진 맥주 캔은 뭔가 안쓰럽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지?
어젯밤 비운 알루미늄캔을 아침에 볼 때면 까닭 없이 허무해진다.
'아아, 또 이렇게 마셔버렸네'싶은.
반면 빈병은 언제나 꼿꼿하게 단정하게 바로 서 있다.



그나저나 맥주에 관해 쓴 글을 포스팅하고 있으니,
갑자기 맥주가 먹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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