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5일 목요일

[채소의 기분, 바다 표범의 키스] 나이에 관해

나는 제법 나이를 먹었지만,
나 자신을 절대 '아저씨'라고 부르지 않는다.
아니, 실제로는 분명 아저씨랄까, 영감이랄까, 틀림없이 그쯤 됐지만
스스로는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뭐, 아저씨니까"하고 말하는 시점부터 진짜 아저씨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제 아줌마가 다 됐네"라고 말한 순감(설령 농담이나 겸손이었다 해도)
그 사람은 진짜 아줌마가 돼버린다.
일단 입 밖에 낸 말은 그만한 힘을 발휘한다. 정말로.

사람이란 나이에 걸맞게 자연스럽게 살면 되지
애써 더 젋게 꾸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애써 자신을 아저씨나 아줌마로 만들 필요도 없다.
나이에 관해 가장 중요한 것은 되도록 나이를 의식하지 않는 것이다.
평소에는 잊고 지내다가 꼭 필요할 때
혼자서 살짝 머리끝쯤에서 떠올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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