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6일 일요일

[강원/태백] 태백산 겨울 눈꽃 산행_121215


■ 등반 일시: 2012년 12월 15일
■ 교통 수단
청량리(07:10) - 태백(11:08) - 태백버스터미널(12:20, 유일사 방면 버스) - 유일사매표소(12:50)
■ 등산 코스
등산(2시간 30분 소요) 13:30 유일사매표소 등산 시작 - 14:30 유일사 쉼터 - 16:00 장군봉 도착
하산(2시간 30분 소요) 17:30 시작 - 20:00 당골 광장 도착
■ 숙박
태백산 민박촌

2년만에 태백산 겨울 산행을 다녀왔다.
작년 겨울과 봄에는 소백산에 2차례 다녀왔는데, 등멋진 설경에 비해 등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비교적 등산 코스가 짧은 태백산을 다시 찾았다.

전날 동아리 송년회 다녀온 후, 술을 어설프게 마셨는지 잠이 오지 않아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새고 청량리에서 첫차를 탔다.


청량리 첫차를 탈 때 마다 드르는 포장마차(청량리역 4번출구 끼고 우회전)에서 어김없이 잔치국수 한그릇 한 후, 
기차에 탑승하고 몸이 너무 피곤하여 기차에서 숙면을 취했다. 
3시간 정도 걸려 태백역 도착.

전날 눈이 많이 와서 포크레인으로 눈 치우는 태백시. 
역시 항상 눈이 많이 오는 도시답게 제설 작업도 뛰어남..

우리의 등산로는 유일사 매표소에서 천제단으로 오른 뒤 
반재를 거쳐 당골광장으로 내려오는 것.

내리고 나서 유일사 방면으로 가는 버스 시간을 알아보니 
대략 1시간이 남아 고민하다(한 분이 유일사가는 택시 동승(택시비는 대략 15,000원)해서 타자고 했지만) 
출출하여 터미널 앞 식당에서 식사 한끼 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 시간은 대략 30분 소요. 유일사/소롯골/화방재 가는 버스를 타면 되는데, 
소롯골 가는 버스는 유일사로 안가고 종점으로 빠지는 경우가 있으니 물어보고 타는 것이 안전하다.
주말에는 등산객들로 좌석버스가 만원이니 참고할 것.

유일사매표소 도착. 성인은 2,000원 

안개가 자욱히 껴서 세상이 너무 뿌옇다.


슬러시 눈이 내려 걷는 발걸음이 굉장히 무겁게 느껴진다.

최근 운동도 거의 안하고, 밤새고 기차에서 쪽잠 잔게 전부라 그런지 발걸음이 천근 만근임.
유일사 쉼터까지 대략 40분이면 오는데, 한시간이 넘게 걸렸다.
유일사 쉼터에서 천제단까지는 1.7km로, 
쉼터까지는 완만한 오르막길로 산책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부터는 계단도 있고 나름 등산 코스 다움. 
그러나 능선을 따라 오르는 것이므로 천천히 간다면 
그리 힘들지 않고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지쳐 쓰려진 인혜옹. 역시 운동은 꾸준히 해야 한다.

 1시간 정도 더 등반하여 주목 군락지 도착. 
이곳에서 약 20분 가량만 더 가면 정상에 도착한다. 
재작년에 왔을 땐 이곳에서부터 화려한 눈꽃이 펼쳐졌었는데, 
계속해서 날이 따뜻해서인지 눈꽃은 전혀 없음.

 


 정상에 거의 다왔는데도, 눈꽃이 없고, 날도 흐리고... 
기대보다 실망스러운 태백산 산행이었다. 
날이 평소보다 따뜻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장군봉으로 향했다.

 태백산 최고봉인 장군봉 도착. 16시가 넘어서 도착했더니 사람이 별로 없다.
차림새로 봐서 정상에서 비박하는 사람들인 듯.


천제단 내부 모습

그래도 정상에 도착하니, 나름 눈꽃이 있어 사진 몇 장 담아봤다.

영상의 따뜻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정상에 있으니 바람이 엄청 불어 
눈물, 콧물 흘리며 사진 찍는 중.




정상에서 사진을 찍다보니 흐린 날씨가 개기 시작해서, 인혜옹 독사진 촬영.






왠만큼 사진 찍고 내려가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웅성거리길래 봤더니, 
기대하지 않았던 운해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운해가 서서히 밀려드는 중.
(정상에서 비박하는 텐트...아무리 따뜻한 날이었지만, 저기서 자면 안 얼어죽으려나;;;)









생전 처음 본 운해의 모습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사진 촬영중.(맨 왼쪽이 인혜옹;;)








하루종일 날이 흐려서 오늘 등산한 사람 중에 이 운해를 본 사람은 
정상에 같이 있었던 10여명이 전부 일 듯.
운해는 약 15분간 이어지다, 1분도 안되어 갑자기 사라지고, 그자리는 어두움이 차지했다.

정상에서 미친듯이 사진을 찍으니 17:20분에 운해가 걷히면서 갑자기 어두워져 
하산길이 위험하겠다 싶어 서둘러 하산길에 접어들었다. 
정상에서 대략 10여명의 사람이 있었는데, 
모두 비박하는 사람들이어서 같이 하산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음.
내려오다 새끼 멧돼지도 만나서 사진 찍으려 했지만 금새 사라져서 사진 찍는 것은 실패.
대략 30분을 걸어 내려오니 망경사에 도착.


동해에서 떠오르는 아침햇살을 제일 먼저 받아 우리나라 100대 명수 중 으뜸에 속하며, 
천제(天第)를 지낼 때 제수로 사용했다던 용정에서 시원한 얼음물 한잔.
(물맛 정말 맛있었다.지금까지 마셨던 물 중에서 단연 으뜸)

완전히 어두워진 하산길은 핸드폰 플래시 불빛에 의지해 쉼없이 내려왔다. 
내려오다 장갑한짝 잃어버렸는데, 
다시 올라가며 찾을 기운도 시간이 너무 늦어, 그냥 버려둔 채 내려옴.


내려와서는 당골광장에서 닭볶음탕에 맥주 한잔. 
음식점 이름도, 가격도 기억나진 않지만(맛집 블로거가 되기는 틀렸다), 양도 푸짐하고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둘이서 먹기에는 너무 많아서 반 정도 먹은 채 포장해서 가져옴;;)

우리가 묵었던 태백산 민박촌.
민박촌에서 포장해온 닭볶음탕에 소주 한잔 하려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일찌감치 잠이 들었다;

태백산 민박촌에서 터미널로 가는 버스 안. (12:20분 버스를 탑승했다.)

아침식사를 못해 터미널안 분식집에서 김밥 2줄(3,000원)을 샀는데,
김밥에 햄이 없어, 시큰둥하게 김밥과 컵라면 한개를 먹었다.
맛살도 아니고 햄이 없다니...

눈덮인 태백역 철로.

날도 흐리고 기온도 영상권이라 파아란 하늘과. 눈꽃을 기대하진 않았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운해를 보아서 아주 성공적인 겨울 산행이었다.

무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과 소박한 모습을,
추운 겨울에는 눈꽃과 웅장한 운해의 모습을 보여주는 태백, 그리고 태백산.

정말 정감가는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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